토스 창업자와 토스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어찌보면 토스의 위인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네카라쿠배당토 개발자가 아니라면,
개발자에게 토스라는 기업은 어찌보면 '일해보고 싶은 곳'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수많은 개발자들의 꿈이 된 토스의 성공기는 상당히 흥미로웠다.
생각 외로
토스는 처음부터 작정하고 만들어진 앱이 아니었다.
창업자 이승건은 처음부터 만들고 싶은 앱이 있었고, 실패했다.
처음에 만든 앱은 사용자의 니즈에 맞지 않아 실패했고(울라블라)
두번째 만든 앱은 대기업이 참전하면서 포기했다(다보트)
이후 8명의 브레인스토밍 이후야 '간편 송금'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하지만 금융은 보수적인 산업이고, 수많은 인재가 몰리는곳이다.
'우리가 문제라고 생각할 정도면 은행도 알고 있겠지'
라는 생각으로 이승건은 생각을 접는다.
그러다 연말,
이승건은 '후원'을 자기 통장에서 자동이체해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자동이체 신청은 생각 이상으로 간편하다는것을 알게된다.
이부분에서 매우 놀랍고, 이승건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던것이
이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기전에 일단 서비스를 시작했다.
실로 놀라운 추진력과 결단력이다.
간편송금은 혁명이었다.
순식간에 서비스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게 되었다.
하지만 서비스는 토스가 수작업으로 돈을 송금해주는 기괴한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그대로 갔으면 토스는 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유저를 확보'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리뛰고 저리뛰어 결국 SC 제일은행을 통해 펌뱅킹을 열 수 있게 되었고,
이때부터 토스의 미친 질주가 시작되었다.
가입자가 매주 8%가 늘었다
토스를 쓰는 사람은 그 다음주에 다시 이용하는 비율이 40%가 넘는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사람으로써 정말이지 정신나간 리텐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미친 성장은 어이없게 끝이난다.
정부기관에서 서비스를 막았다.
'기업 자동이체 서비스하라고 망을 열어준거지 개인 간 송금하는데 쓰라고 열어준게 아니다'
라는것이다.
하지만 이미 멈출 수 없었다.
'사람들이 토스를 필요로 한다'는 확신과 에너지는 좌절감이나 두려움 같은 감정을 압도했다.
그들은 밴사를 포기하고 은행 하나하나를 찾아다니며 펌뱅킹망을 여는 무식한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그 방식으로 모든 은행 계좌의 송금이 가능해진 것은 정말 3년 걸렸다.
토스가 크게 성장하고,
결국 카카오와의 결투는 필수불가결했다.
이승건은 이전에도 카카오에게 다보트라는 사업 아이템을 빼았긴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이승건은 '알아서 기자'라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여자친구가 '어차피 망할거면 카카오랑 맞붙어서 제대로 망해보는게 어떻겠냐'는 말에
카카오와의 전쟁을 준비한다.
대응 시나리오는 아래와 같다.
첫째, 카카오 이모티콘을 무료로 받기 위해 사람들은 뱅크일랫을 설치할 것이다. 그리고..
- 가입을 거쳐 대부분 계좌 등록까지 할 것이다.
- 계좌 정보를 순순히 내놓지는 않을 것이다.
둘째, 뱅크월렛을 설치하지 않은 상대에게 송금하면, 앱을 설치하관 는 메시지가 간다. 그러면..
1 상대방은 돈을 받기 위해 뱅크월렛을 다운로드하고 계좌 등록을 할
것이다.
② 귀찮으므로 은행 계좌로 직접 이체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셋째, 뱅크월렛 계좌에서 자신의 은행 계좌로 환급받으려면 하루가 걸린다. 이에 대해.
- 큰돈, 급한 돈 아니니 상관없다, 기다릴 것이다.
- 바로 받을 수 없고 돈이 묶여 있다는 부담을 느낀다. 뱅크월렛 사용을 주저할 것이다.
결국 요약하자면,
카카오 뱅크월렛의 불편과 문제점을 예측하고, 실제로 부각되면, 이때 토스의 강점을 어필하자는 것이다.
-> 카카오 뱅크월렛이 망하기를 기다리자
우습게도 이 전략은 통했다.
카카오 뱅크월렛이 유저 분석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이자,
토스가 사용자의 니즈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었는지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이 많은 일이 불과 토스 오픈베타 2달만에 일어났다.
토스는 우여곡절끝에 정식 출시되었다.
하지만 정식 오픈한 토스는 생각 외로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일단 계좌를 등록하면, 계속 사용하지만,
계좌를 등록하는 것 자체가 매우 번거롭고 귀찮아서 계좌등록을 안하는 것이다.
(토스는 이때 일부 은행 계좌만 등록 가능했다)
그래서 결국 토스의 전략은
'토스가 커버 가능한 은행 계좌를 가진 모든 사용자를 샅샅이 찾아내서 토스 사용자로 만들자'
였다.
우선, 일 가입자 목표를 세우고 오프라인 영업을 뛰었다.
토스 계좌등록을 지원하는 은행 임직원들을 타깃으로 한 이벤트를 열고,
은행 지점장 수백명에게 손편지를 쓰기도 했다.
말 그대로 정성스럽고, 포악스러운 전략이었다.
하지만 효과는 그렇게 안나왔다.
토스의 본격적인 성장은 마케팅 회사를 인수하고, 수백 수천가지 실험을 하고 나서야 이루어졌다.
지금은 인스타그램이나 구글 등에서 광고를 매우 정교하게 컨트롤 할 수 있고, 또 그렇게 제공하지만
그 당시 페이스북 광고의 효과는 그리 정교하지도, 입증되지도 않았다.
그러나 마케팅팀은 월 2천만원 한도로 '작게 실패하고, 실패를 통해 배우자'라는 원칙 아래
끊임없이 실패하고 배우며 목표를 이루어갔다.
타깃 연령을 1세 단위로 쪼개서 1000원 어치씩 광고하기도 하고
바이럴 유머 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반응이 오는 콘텐츠의 공통점을 찾아 비슷한걸 만들었다.
말 그대로 노가다, 노력이었다.
결국 하나가 터졌다.
'9살 차이나는 흔한 남매의 대화' 였다.
가입자 1명당 100원이라는 미친효율
토스는 이 광고 하나로 기존 가입자 숫자만큼의 신규 가입자를 만들었다.
일 평균 1만명의 가입자를 받았고,
하루에 광고비로 1천만원 이상씩 소진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후 토스는 늘어난 사용자를 기반으로 결제 서비스를 기획했으나
전제부터 틀렸음을 깨닫고,
(엄청나게 소진되는 송금 수수료를 결제 수수료로 매꿀 수 없음)
금융 슈퍼앱으로 키를 잡는다.
첫번째 도전은 대출이었다.
대출 서비스는 빠르게 실패했다.
이름에서 주는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토스는 사업을 빠르게 접는다.
토스는 영리한 여우였다.
굴을 여러개 팠다.
대출은 크게 실패했지만 토스는 문화상품권 사업이 흑자를 기록한것에 착안하여
다다다다 전략을 수행한다.
무려 1년동안 서비스 41개를 론칭하고 26개를 접었다.
그리고
비대면 계좌개설
광고배너
무료신용등급조회
서비스를 성공시켰다.
소소하게 실패하고, 크게 성공했다.
그러나 빠르게 성장하면서 서비스의 안정성이 떨어졌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들었다.
충분히 많은 유저들을 확보한 토스는 횡적인 혁신을 시작한다.
보안과 인프라 확충에 그 어떤 기업보다 많은 투자를 했고,
앱 디자인과 기능을 정렬하기 위해 전사적인 시스템을 개선했다.
이승건은 디자인 회의에 매주 참석하게 되었다.
직설적인 비평에 디자이너들은 상처받기도 했다.
디자인 시스템의 개선 방안은 크게 2가지이다.
1. 최고의 안목을 가진 사람이 모든 권한을 쥐고 컨트롤 한다.
2. 디자인 시스템을 만든다.
토스는 2를 선택한다.
디자인 표준을 벗어나는 문제 해결방식은 의외로 밋밋한 표준 디자인에 비해 효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
사용자들에게 너무 튀는 디자인은 '광고'로 인식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토스의 제품 원칙에 '노 애즈 패턴'은 기본적으로 포함되었다.
토스는 더 강력한 혁신을 위하여 증권업에 도전한다.
이미 확보한 유저들에게 테스트를 진행해본 결과, 주식시장의 수요는 확실히 증명되었다.
토스의 주식 투자 서비스는 얼마가 걸리더라도 해야 할 일이었다.
(이승권을 제외한 모두가 반대했지만)
하지만 혁신기업이 금융기관에서 메기 역할을 하도록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기조에 따라 팀 분위기는 반전되었다.
인가만 남았다.
당연하지만 인가는 쉽지 않았다.
신한과 손을 잡고 인가를 노려봤지만
신한은 토스를 생활 금융 서비스로, 토스는 토스를 금융 슈퍼앱으로 바라보고 있던 입장차이로 인해 그만두게 되었다.
토스는 이제 작은 중소기업이 아니다.
그들의 행동은 뉴스를 탔고, 이러한 일이 발생할때마다 여론에게 신한과 틀어진 이유를 해명해야했다.
단순히 도전할 수 있는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은행을 위시한 돈 많은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예비인가에서 떨어지기도 했다.
증권사 인가와 은행인가가 겹치면서 심사일정이 밀리기도 하고
금융권의 경험있는 개발자를 모시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토스의 투자금을 부채로 보는 금융감독원으로 인해 투자자들을 설득해야 했다.
그러나 어쨌든 토스는 이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고 예비인가를 받아냈다.
예비인가 이후 여러 인재들을 적재에 배치하여 본인가를 이뤄냈다.
그리고 결국 2020년 4월.
토스는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토스의 손익분기점 돌파 이후. 토스 기업문화의 명암을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건이 터졌다.
재난지원금 사전신청이다.
대표의 승인 없이 아이디어의 효과만 바라보고 일을 진행했고,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성과를 냈다.
반면 카드사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하고 토스 내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 카드사를 배려하지 못하고
독불장군처럼 행동하기도 했다.
토스 특유의 집중력, 협동심, 그리고 파괴력과 이기심까지 토스의 명암을 볼 수 있는 사례다.
토스에게 있어 가장 임펙트 있던 사과는 아마
"토스가 뚤렸다"
기사일 것이다.
내용은 별거 없었다.
토스 이용자의 비밀번호를 누군가 취득해서,
간편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여 결제 후 환불한 것이다.
토스의 잘못은 확실히 아니었지만 수백명의 탈퇴자가 발생한 사건이었다.
토스는 토스의 책임이 아니더라도 피해액을 전액 보상하는 한편 대기업보다 더 견고한 보안체계를 구축하려고 노력했다.
이는 '고객의 미친 만족감'을 위한 것이었다.
토스증권의 런칭 후,
의외로 토스증권의 성장은 더디었다.
그것을 또다시 해결한 것은 또다시 마케팅이었다.
토스의 1주 받기 주식 이벤트가 초초대박을 치며 순식간에 토스 가입자는 2천만명, 토스 계좌 개설은 200만명을 달성했다.
이벤트의 대박을 직감한 이승건이 13억원으로 책정되어 있었던 이벤트예산을 150억원까지 늘리며 밀어준 탓이다.
증권의 엄청난 성장으로 토스의 유지비도 크게 늘었고,
토스의 투자금도 말라갔다.
이에 토스는 투자금을 제때 받지 못해 직원 월급을 제때 못주는 초유의 사태를 예감했다.
고심끝에 토스는 투자사에 대출 요청을 하며 과감하게 2.5배를 배팅했다.
토스의 가치는 이때 평가되었다.
'토스의 사용자들은 금융에 관한 한 다른 앱을 열 필요가 없다'
토스의 성장 후 토스는 큰 그림을 그려야 했다.
기존에 해왔던 것처럼 신규 고객만을 데려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의 이탈을 막아야 했다.
그래서 긴 호흡으로 토스 증권 서비스를 재정비했다.
기존 증권사 앱에서 좋은 가치를 흡수하고,
추가로 사용자의 목소리를 반영해나갔다.
또한 완전 송금 무료정책을 재점검했다.
이때 이승건이 정리한 무료송금의 장점은 매우 흥미롭다.
1. 심리적 허들 제거
- 사용자들은 완전 무제한 무료가 아닌 점에 심리적 불편함을 느낌.
2. minimun policy
- 토스뱅크가 무제한 송금을 제공한다면, 토스도 무제한 송금을 해야 정책이 일관적임. 비용을 더 쓰더라도 정책을 통일하는것이 좋음.
3. 송금이 3회 정도 늘어남
- 다른 송금 앱을 통한 송금 횟수가 3회 줄어듬
4. 장기적인 변화
- 세계적으로 송금 수수료는 적게 받는것이 추세임. 어차피 나중가면 죄다 송금 수수료 안낼건데 당장 돈을 더 쓰더라도 미리 충성도 높은 고객을 땡겨오는게 좋다고 생각
이승건은 이와 같이 토스 무료송금의 메리트를 정리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판단하여 완전 수수료 무료를 선언했다.
2022년 1월.
토스팀은 엔드게임을 선언했다.
토스가 금융의 혁신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냈다는 것이다.
엔드게임은 체스 용어로, 승패가 갈린 게임이라는 뜻이다.
남은 수는 존재하지만 그것은 승패를 향해 전진하는 수 뿐이다.
이제 시간이 지나면 토스와 다른 경쟁자들의 격차는 자연스럽게 벌어진다는 의미다.
그리고 그 엔드게임의 시작과 끝이 이 책 한권에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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