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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클라리시 리스펙토르의 별의 시간(The Hour of the Star)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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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된 계기

회사 도서관에서 가장 얇은 소설책이라서 골랐다.

책의 전체적인 내용

이야기의 구조가 아주 복잡하다.

흥미롭게도

책은 작가 클라리시 리스펙토르가 가상의 작가 호드리구에게 헌사하는 부분부터 시작하다.

호드리구는 책을 쓰기 위해 계속 독백하며,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데,

이 책에서 묘사하는 것은 무언가 결핍된 여성, 마카베아이다.

마카베아는 하층민으로 태어나, 하층민으로 살아간다.

즐거움을 모르고 그저 일할뿐이다.

애초에 태어났을때부터 지금까지 그녀의 삶에 행복이나 즐거움은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딱히 불행하지도 않았다.

그랬던 그녀는, 사랑을 계기로 차츰 행복과 즐거움을 알아간다.

그리고 그녀에게 행복에 대한 욕구가 생겨났다.

하지만 그것은 그녀의 남자친구가 그녀를 떠나고, 동시에 믿었던 친구가 그녀를 배신하면서 금새 사그라들었다.

그녀의 친구 글로리아는 그녀의 남자를 빼앗은 장본인이지만 그녀를 미워하거나 경멸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정했다.

그녀에게 맛있는것을 베풀고, 그녀에게 용하다는 점쟁이를 추천해준다.

(그와중에 마카베아가 감당할 수 없을만큼 큰 돈을 빌려주는데, 이게 비극적인 결말을 암시한걸까)

점쟁이는 그녀에게 문을 나서는 그 순간부터 그녀의 인생은 완전히 바뀔거라 말한다.

그리고 그녀는 처음으로 삶에 대한 강력한 욕망과 기대에 가득찬 채 문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곧바로 노란 벤츠에 치어 죽는다.

점쟁이의 말처럼 외국인 남성과 결혼하지도, 부자가 되지도 못하고 순식간의 삶이 끝난다.

작중 작가인 호드리구는 그녀는 죽음의 순간이 되어서야 비로소 그토록 바라던 스타가 되었다고 말한다.

 

좋았던것

사실 책을 읽으면서도 포착하지 못한 포인트가 많았다.

나는 온전히 마카베아에 몰입하며 책을 읽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행복이란 감정이 거세된 마카베아와 내 모습이 어느정도 겹쳐보였다.

그녀의 비극적인 인생을 연민하게 되었고, 그녀가 사랑스럽게 보이기도 했다.

나빴던것

그에 반해 작중 화자인 호드리구의 사족은 대체로 지루하고 종잡을 수 없어 불편했다.

나중에 책을 다 읽고 알게 되었지만, 작가는 상류층 작가 호드리구라는 인격을 통해 이야기를 전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더 비극적이고, 담담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에 강하게 몰입한 내게 그녀의 삶을 다소 매도하는 호드리구의 사족은 조금 불편했다.

추가로 생각한것

우선, 책을 다 읽고나서 내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이 책을 읽은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많이 찾아봤다.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나는 오직 마카베아에 몰입하며 책을 읽었지만 이 책은 마카베아 뿐만 아니라 당시 브라질의 상황과 작가의 사상 등이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다.

예를들어 내가 지루하고 불편했다고 생각한 가상의 작가 호드리구는 작가가 실제로 이야기를 쓸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독자와 작가의 입장차이 등을 흥미롭게 표현하기 위한 장치였고,

그저 비극적이라고만 생각했던 마카베아의 삶은 당시 브라질의 암울한 경제상황과 당시 하층민 여성의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다시 이 책을 읽게 될 지 모르겠지만 좁은 시야로 책을 읽고나서 배경지식을 찾아보니 흥미로웠다.

 

또한 내가 이 책을 읽고 진지하게 생각한 것은 내가 잘 살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다.

지금까지 나는 내 삶의 다소 심심하더라도 점차 상승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주변사람들의 반응은 ‘너 그러다 좆된다’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사랑을 통해 삶의 즐거움을 깨닫고 강한 욕망을 느꼈듯이

나도 주변 사람들의 조언과 그에 대한 고찰로 변화하게 될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이러한 고민이 내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지는 모르겠다.

내 성향과 태도는 온전히 내 마음가짐 때문에 만들어진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온 삶과 경제적, 외적, 내적 모든 상황과 모습이 내 성향과 태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결정한 모습이 이것이다.

 

내가 변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최종적인 내 생각

  1. 책과 작가에 대한 배경지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되었다. 또한 배경지식 없이 책을 읽는것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내 삶을 다시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 삶의 방향성이 잘못되었다는 의문도 들었다. 고민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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