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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2021.01.01~2021.01.02 서른의 반격을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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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른 이유-

불과 이틀동안 '이제 곧 서른이야', '아홉수 조심해라' 라는 말을 수십번 들었다.

 

더이상 내가 어리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 시점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새로운 시작에 대한 설레임, 과거의 실패에 대한 괴로움이 휘몰아쳤다.

 

그 때문일까.

남들앞에선 내색하지 않으려했지만, 서점에서 제일 먼저 시선이 머문 것은 '서른의 반격'이라는 상당히 전형적으로 느껴지는 제목의 책이었다.

 

 

 

2020.01.01 1막. 추봉이가 지혜가 되는 과정을 경쾌한 필력으로 풀어냈다.

 

인상깊은 구절 : 지혜라는 흔한 이름은 내게 어울렸다. 때로는 그 무수한 익명 속에 숨을 수 있다는 사실이 다행스러웠다. 자랑할 것이 많지 않은 삶에는 그게 더 어울린다.

 

2020.01.02

정신을 차려보니 남은 분량 21막까지 쉬지 않고 읽었다.

 

 

 

 

 

-줄거리-

주인공인 '김지혜'는 평범하다못해 평범하다는점이 특이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여성이다.

 

그녀는 벌써 9개월째 대기업인 DM그룹의 계열사 DM아카데미(평생교육원 같은곳) 인턴으로 온갖 잡일을 하며 어찌저찌 살아가고 있다.

(상사와의 점심시간을 재끼기 위해 가상의 친구인 '정진'씨를 만들어 혼자 밥을 먹는것을 즐긴다는점이 나랑 비슷하다)

 

그녀는 어느날 교수 잔심부름으로 휴대폰을 가져다주려 카페에서 교수를 기다리다가 교수에게 일침을 날리는 남자를 보게된다.

 

그 남자는 교수에게 '그따위로 강의하고 인문학이라고 거들먹 거리며 살면 부끄럽지도 않냐.', '미성년자 성추행은 해결했느냐.', '부끄러움을 모르고 살면 언젠가 인생 전체가 창피해질 날이 온다' 따위의 말을 날린다.'

 

그 남자는 '이규옥'으로, 김지혜와 같은 회사 인턴으로 들어온다.

 

이규옥과 김지혜는 우쿨렐레 수업(인턴이라는 명목으로 강제로 강좌 하나를 돈내고 듣게함)을 함께 듣게되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세상에 상처입은 이들이 모이게 된다.

 

그들은 모두 평범한 소시민이기에, 저항하고 반격하는것에 두려워하지만,

 

규옥의 적극적인 공세에 힘입어 이들은 여러가지 소소하지만 인상적인, 시시하지만 통쾌한 여러가지 반격을 매주 벌인다.(국회의원에게 계란을 던지고 튄다던가, 장애인이라고 배척한 식당에 넝마를 입고 신용카드를 내민다던가)

 

그런 한편, 김지혜는 현실주의자 남동생의 방문으로 그런 방식의 안전하고 소소한 저항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이규옥과 함께 저지른 반격으로 인해(그것 때문만은 아니지만) 부장이 퇴사하며 정직원으로 그녀를 추천하여 정직원이 되었고, 이러한 저항에 잠시 소홀해진다.

 

그녀는 정직원이되고 첫 번째 프로젝트로 자기개발 강좌를 개설하고 강사를 섭외하게 되는데, 강사는 그녀의 고등학교 친구로, 그녀와 같은 이름이지만 정반대의 성향, 정반대의 삶을 살고있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주변인을 잘 이용했고, 김지혜는 고등학교 1학년 내내 그녀에게 끌려다녔다.

그녀는 담임의 물건을 훔친것을 주인공에게 덮어씌우며 트라우마를 남겼다.

 

그리고 지금. 다시 그녀를 마주한 김지혜는 처음으로 '반격'한다.

소심한 반격이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녀의 트라우마는 치유되었다.

 

이후 함께 활동하던 극작가의 작품을 표절한 영화의 시사회에서 마지막 반격을 계기로 그녀의 반격도 끝이 난다.

 

그녀의 삶은 이후에도 계속 흘러간다.

이직을 했고, 어느덧 팀장이다.

남동생의 말처럼 목적지를 직선으로 달린다.

 

하지만 세상은 조금씩 변하고 있었다.

누군가 재벌들의 비리를 폭로하고 내부고발자들이 등장하며 세상을 바꾸고 있었다.

김지혜는 규옥의 향기를 읽는다.

 

그녀는 온전히 시민들을 위한 공연행사를 준비하며 마지막엔 규옥과 재회한다.

 

 

 

 

 

 

 

 

 

 

 

-느낀점-

책을 손에 쥐고 하루만에 읽어내렸다.

주인공의 고민과 상황이 크게 공감되었다.

나는 주인공 김지혜처럼 '반격'은 꿈도 꾸지 못하는 소시민이다.

그저 삶을 충실히 살아갈뿐 저항에 대해 말하자면 정말 극단적인 너죽고 나죽자 식의 복수만 간신히 떠오를 뿐이다.

 

이 소설은 드라마나 웹툰에서처럼 '복수 포르노' 식의 내용이 아니어서 좋았다.

현실적인 반격이면서, 의미있는 반격.

 

소설의 인물들을 떠올리면서 나 또한 불합리를 대하는 방법이 조금 더 선명해지리라 생각한다.

 

또한 그동안 책을 많이 읽지 못해서일까

 

작년에 읽었던 '채식주의자'를 대할때처럼 소설 문장 하나하나가 주는 쾌락이 너무나 뛰어났다.

 

한편으로는 웹툰과 영화, 드라마가 이렇게 묵직한 표현력을 가질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다양한 매체(발라드와 드라마, 웹툰과 연극 등)이 있지만

 

극한으로 글을 갈고 닦으면 사람에게 이러한 감정을 들게 할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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