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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이야기

목발, 대중교통, 그리고 보이지 않는 어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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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출퇴근길 사고로 목발이 생활의 일부가 됐다.

 

어깨에 힘을 주어 목발을 지탱하며,

억지로 조정된 각도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일,

그리고 가득 찬 사람들로 뒤엉킨 지하철을 타는 것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작된 새로운 출퇴근 라이프.

생각 외로 이렇게 목발을 사용하며 출퇴근하는 것이 그리 불편하지 않았다.

 

실제로, 대중교통에서는 목발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출퇴근길에서 만난 수많은 친절한 사람들 덕분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자리를 기꺼이 양보했고, 어느 날에는 임산부마저도 나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모습을 보았다.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모든 사람들에게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평소 생각했던 것보다 이러한 인간의 친절함이 더 가까이에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러한 친절함이 임산부들에게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초기 임신을 경험한 친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어려움을 항상 언급하였으며, 이에 대한 논쟁은 인터넷에서도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아마 초기임산부들은 나의 목발처럼 명확히 신체적 불편함을 보여주는 아이템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따라 이런 생각이 들었다.

 

초기임산부들에게 목발같은 아이템을 제공하는 것은 어떨까?

이는 통행에는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가장 직관적으로 신체적인 어려움을 표현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반드시 목발일 필요는 없다.

 

임산부를 표시하는 뱃지처럼 과도하게 명시적인 아이템이 아닌,

누가 봐도 신체적인 불편함을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고,

동시에 휴대하기에도 부담이 없는 아이템이 있다면 그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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