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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2022.09.28 인간실격 줄거리,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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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실격'을 읽고

주인공 요조는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다.
그래도 머리는 비상했기 때문에 본인의 마음을 숨길 줄 알았고,
감정을 흉내낼 줄 알았다.

원만한 교우관계, 친구관계, 가족관계는 있었지만
그는 본인이 세계에 섞이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계속 괴로워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기 시작하면서 본인을 통제할 사람이 사라지자
그는 쾌락에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부유한 부모님이 매달 보내주는 용돈으로 술과 여자에 빠져 학교도 공부도 아예 손을 놓고 살았다.
그는 마르크스와 공산주의에 가볍게 빠져보기도 했지만 깊게 심취하지는 못했고,
그곳에서도 그는 본인을 철저하게 이방인이라 생각했다.

그는 여자와 술에 빠져들어 결국 집안과 의절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매력적인(작중에서는 무슨 매력인지 알려주진 않지만) 그에게 많은 여자들이 빠져들어가 인생이 망가졌다.

미래 없고 공허한 삶은 그에게도 절망적이었다.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실제로 실행했지만 함께하던 여인 '쓰네코'만 죽고 그는 살아남았다.
그때부터 그는 인생을 놓아버린듯 하다.

술과 여자를 살 돈이 없는 그는 술친구 '호리키'의 집에 얹혀살려고 재보다가 '시즈코'를 만나
그의 정부노릇을 하게된다.

그는 '시즈코'의 정부노릇을 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찾아가기 시작한다.
하지만 '호리키'의 소소한 말 몇마디에 다시 술에 입을 대고 급속도로 인생이 다시 내리막으로 박는다.
술에 미쳐 '시즈코'의 물건을 전당포에 팔아넘기고, 끝내는 집을 나와 술집 마담의 정부노릇을 하게 된다.

거기서 인생을 낭비하던 요조는 다시한번 기회를 얻는다.
'요시코'를 만나 결혼하여 다시 정상적인 삶을 살게 된 것이다.
가끔 술을 마시긴 했어도 만화를 그려 수입을 유지했고, 가끔은 아내와 다방과 영화관에 가기도 했다.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호리키'와 술을 마시는 동안 그의 아내가 동네 상점 주인에게 강간당하게 되고,
그는 그때 아무것도 하지 못한 무력감에 폐인이 된다.
끝내는 그의 아내가 자살하기 위해 사온 알약을 대신 마시고 자살을 기도한다.

그는 또 죽지 않았고, 심지어 자살기도로 인해 폐결핵까지 걸린다.

그는 약방에서 만난 여자와 불륜을, 그리고 그 여자가 만든 마약성 진통제에 약물중독에까지 빠진다.

어찌됐든 그는 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그의 큰형은 그를 정신병원에 박아버렸고 사실상 그는 거기에서 인생이 끝났다.
마침내 정신병원을 끝으로 그는 인간을 실격했고, 이후에는 사는게 사는게 아닌 삶을 이어가면서 이야기는 끝이난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아쉬웠던 점은
책을 읽고, 뒷장의 해설편까지 보았다는 것이다.
결말에 대해 혼자서 고민해볼 시간이 있었음에도 해설편을 보면서 이래저래 바뀐 생각과 시선이 있기에 그부분이 아쉽다.

다만 책을 읽으며 틈틈히 해놓았던 메모로 이야기의 끝에 남은 나의 감정은 기억해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나는 요조의 삶에 딱히 동정이 가진 않는다.
'지팔지꼰'의 정석을 보여주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좋은 조건에 태어났고,
자기 삶이 망가졌음에도 몇번이고 기회를 받았다.
하지만 끝내 저버리고 나락으로 걸어들어간것은 그의 선택이었다.

물론 사소한 악역들(호리키라던가 상점주인이라던가)이 그를 나락으로 이끄는 계기가 되었을 수는 있었겠지만 말이다.


나는 책을 다 읽고나서 곧바로 해설편을 읽었기 때문에 결말에 대한 생각이 단편적일 수 있다.
(해설편이 결말 이후 이어지는 바람에 사실상 내게 선택지는 없었다.)

해설편을 읽고 다자이의 삶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사실 인간실격은 소설이 아니라 그의 이야기였다.
또한 그의 절망적인 삶과 무력감, 결국 인생을 포기하는 모습은 전쟁 이후 일본인들에게 많은 공감과 감동을 준 것 같다.

또한 현대에도 절망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공감과 소소한 위로를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래도 나는 비교적 삶이 평탄(하다고 생각하려고 노력)한 사람이고, 
실제로 그러한 삶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지 이 책을 읽고 나서 전후 일본인들처럼 확 오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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