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중학생.. 그러니까 아이팟터치가 처음 나타나 세상을 뒤집고, 누구나 mp3를 불법으로 다운받아 노래를 듯던 시대다.
모두가 미드, 인강, 만화책, 소설책을 mp3에 넣고다녔다.
그때쯤 나도 인강을 핑계로 부모님께 사정해 구한 코원 D2로 새로운 자극에 맛들리게 되었다.
판타지소설이다.
그 당시에도 고전이었던 드래곤라자, 눈물을 마시는 새, 룬의 아이들 외에도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하얀 늑대들 같은 명작 판타지 소설은 넘쳐났고,
이제 막 인기를 끌기 시작하던, 요즘은 장르소설이란 이름으로 분류되는 다양한 소설이 세상에 쏟아지기 시작했던 때다.
그 시기 유행하던 소설은 2가지 분류로 나눌 수 있다.
게임판타지 소설(달빛 조각사, 레이센, 싸울아비 룬, 다크프로스트 등),
퓨전 판타지 소설(다크 메이지, 아이리스 등)
오늘날 한편에 100원씩 내고 볼 수 있는 웹소설의 시초격인 양판소다.
이 장르소설(양판소)란 것들은 이영도나 1세대 작가들의 그것과는 달랐다.
오직 인간의 욕망을 강하게 충족시키기 위한 내용
말그대로 킬링 타임을 위한 소설.
보면 볼수록 얻는게 거의 없다는 점에서 노가다게임(클리커, 방치류 게임 등)과 다를 바 없고
중독성을 생각하면 게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게임은 몇 판하면 피로하고 질리기 마련인데
장르소설은 누워서 눈만 깜빡거리면 읽을 수 있어 몸이 덜 피곤하고,
게임과는 달리 하나의 소설에는 반복적인 요소가 거의 없어 쉽게 질리지도 않는다.
하루종일 소설만 보는것이 실제로 어렵지 않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취직하고, 이곳저곳 프로젝트를 다니면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프리랜서 개발자들이 일하면서, 점심시간에 휴대폰이나 노트북으로 웹소설을 보는것이었다.
전날 밤을 새고 10시에 출근한 개발자도 점심시간에 불이 꺼지면 소설 앱을 켰다.
정말이지 무서운 중독성이다.
나도 일찍이 장르문학의 중독성을 알게되어 멀리하고 있었는데,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짤막글 때문에 다시 소설을 보게 되었다.
https://theqoo.net/square/1901439777
정신나간 설정이지만 상당히 참신하다.
순식간에 읽다보니 어느덧 새벽 5시... 출근 3시간전..
나태하고 의지력이 부족한 나 자신을 탓해야 하는것이 순리겠지만
이토록 사람을 끌어들이는 장르소설이란것은 참으로 위험하다.
어느새 나는 노벨피아 플러스 회원권에, 일하면서 소설어플을 띄워놓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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