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파트2가 나왔다.
이미 상반기 최고 화제작이었던만큼,
3월의 두번째 주말을 더 글로리로 보낸 한국인들이 정말 많았을 것이다.
나 역시 더글로리를 보며 주말을 불태웠다.
'안보면 어차피 스포당할거야' 라는 생각으로 나 자신을 속이며
주말을 그대로 꼴아박아버렸다.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그랬지만
김은숙 작가의 필력은 정말이지 대단하고, 또 엄청나게 내 취향이다.
내가 김은숙 작가를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드라마라는 매체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다양한 연출을 굉장히 능숙하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미장센과, 깊이 있는 구성,
그러면서 대중예술이라는 것을 관과하지 않는 독자들이 사랑할만한 결말. <- 사실 이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폭력 피해자의 복수'라는 전형적인 소재를
김은숙의 방식으로 재조합했고,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예를들어,
박연진과 문동은의 관계는 둘만의 관계로 보면 다소 밋밋할 수 있지만,
박연진의 남편 하도영의 존재가 그들의 관계를 흥미롭게 만들어주었다.
이사라는 학교폭력 가해자 그룹의 인원수 구색 맞추기용 캐릭터로 소모될 수도 있었겠지만
김은숙 작가는 이사라에게 화가, 마약중독자라는 이중적이면서 묘하게 어울리는 개성을 부여하였다.
이를 배우 김히어라의 광기어린 연기가 더 돋보이게 했다.
결말 역시 좋았다.
올해와 작년 드라마들은 정말이지 형편없는 결말이 많았다.
후반부에 힘이 빠졌던 우영우는 되돌아보면 양반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빅마우스
천원짜리 변호사
그리고 전설의 재벌집 막내아들..
더 글로리는 결말이 조금 아쉬울 수는 있어도 용두사미 드라마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는 전재준이 너무 덜 고통받고 죽었다고 생각함)
김은숙 작가는 작품성을 챙기겠다고 결말을 비틀고 스토리에 깊이를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시청자들이 싫어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대중예술을 하는 창작자들이 가져야 할 자세아니겠는가.
더글로리는 김은숙 드라마의 최고작은 단연코아니겠지만
더킹이라는 괴작으로 떨어졌던 그녀의 존재감을
단숨에 반등시켜준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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