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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언더커버 사일로' 첫 화를 봤다. 토스의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해결해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기대했는데, 보고 나니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
참가자들의 화려한 스펙을 보면서 살짝 현타가 왔고, 동시에 영상 자체의 아쉬운 부분들도 눈에 띄었다. 솔직한 후기를 써보려고 한다.
1. 참가자 스펙에서 느낀 현실
참가자 라인업을 보는 순간 "아, 이 정도는 되어야 토스에 가는구나" 싶었다.
- 고2에 토스 PO로 입사한 최형빈
- AI 마케팅 디렉터 잼마
- 전 비즈니스캔버스 공동창업자 출신 현 스타트업 CEO
- 다양한 스타트업의 테크 리더
- 11년차 UX 리서처
- 유명 유튜브 크리에이터 조코딩
다들 자기 분야에서 탑 티어급 경력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특히 고2에 토스 PO라는 걸 보고는 정말 충격이었다. 나는 그 나이에 뭘 하고 있었는지...
솔직히 말하면, 살짝 위축되는 기분이었다. "이런 사람들과 경쟁해야 하는구나", "내 커리어는 너무 평범한 게 아닌가" 같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물론 그들이 특별히 뛰어나서 선발된 거겠지만, 그래도 현실적으로 좀 부담스러웠다.
2. 기대와 다른 콘텐츠의 현실
하지만 영상을 보면서 느낀 건, 화려한 스펙이 곧 완벽한 협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전문성의 부재
각자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였으니까 당연히 다양한 관점과 접근 방식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 모두가 비슷비슷한 생각을 하는 느낌이었다.
UX 리서처라면 사용자 인터뷰나 행동 분석에 대한 독특한 인사이트를, 테크 리더라면 기술적 구현 관점에서의 제약사항이나 대안을 제시할 줄 알았는데 그런 게 잘 보이지 않았다.
감에 의존하는 문제 해결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문제 해결 과정이 너무 "감"에 의존한다는 점이었다. 물론 제한된 시간과 정보 안에서 최선을 다한 거겠지만, 체계적인 분석보다는 "아무래도 이거 같은데?" 하는 추측 게임 같은 느낌이 강했다.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라면 더 많은 데이터 분석, 가설 검증, A/B 테스트 등의 과정을 거칠 텐데, 그런 부분들이 생략되다 보니 뭔가 허술해 보였다.
3. 개발자 관점의 부재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건 개발자들의 기술적 관점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이다.
토스 같은 핀테크 회사의 문제를 다룬다면 당연히 기술적 제약사항이나 구현 복잡도, 보안 이슈 등도 중요한 고려사항일 텐데 그런 얘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예를 들어 '1천만 원 복권' 전략을 구현하려면:
- 실시간 당첨 확인 시스템의 안정성은?
- 대량 트래픽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 부정 사용자 방지 로직은?
- 개발 리소스와 일정은?
이런 현실적인 고민들이 있을 텐데, 마케팅과 기획 관점에서만 접근하다 보니 뭔가 피상적으로 느껴졌다.
4. 콘텐츠 자체의 한계
사실 이런 아쉬운 점들은 콘텐츠 자체의 포맷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의 제약
실제로는 몇 주, 몇 달에 걸쳐 해결할 문제를 몇 시간 안에 풀어야 하니까 당연히 깊이 있는 분석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예능적 요소
결국 방송용 콘텐츠다 보니 재미있게 편집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전문적인 토론이나 심도 있는 분석은 자연스럽게 생략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정답이 정해진 게임
이미 토스가 실제로 실행한 해결책이 있는 상황에서 그걸 맞히는 게임이다 보니, 참가자들도 "정답을 찾기" 위한 추리에 집중하게 되는 것 같았다.
5.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만 완전히 실망한 건 아니다. 첫 화라서 그런지 포맷이 아직 안정화되지 않은 느낌도 있고, 참가자들도 서로 어색해하는 기색이 보였다.
다음 화에서는 좀 더 각자의 전문성이 드러나는 문제가 나오거나, 시간을 좀 더 충분히 줘서 깊이 있는 토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특히 개발자들의 기술적 관점이 좀 더 부각되는 문제가 나왔으면 한다. API 설계나 시스템 아키텍처, 성능 최적화 같은 기술적 이슈들도 비즈니스 성공에 중요한 요소인데, 그런 부분들이 조명받았으면 좋겠다.
결론
화려한 스펙의 참가자들을 보면서 현타도 왔지만, 동시에 "완벽한 사람은 없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중요한 건 개별 능력보다는 팀워크와 협업 능력, 그리고 주어진 제약 안에서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인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보면 나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자위적인 결론을 내려본다.
다음 화에서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각 분야의 전문성이 제대로 발휘되는 문제와 해결 과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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